프로그램의 최종화인 9화에서 제작진은 결승전을 펼칠 최종 5인으로 선정된 다섯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호화로운 만찬을 제공합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던 그들은 그제야, 즉 100인에서 5인이 되어서야 서로에게 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유를 묻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남은 5명의 대답이 거의 비슷합니다. 5명 중 4명의 참가자는 모두 흔히 말하는 ‘비인기 종목’의 운동선수였는데요. 그들이 하나같이 이 프로그램에 나온 이유를 ‘내 종목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한 것입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몰라줄 때가 제일 속상해요.”
흔히 말하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인 거죠. 그런데 저는 이 한마디를 듣자마자, 그들의 애환에 크게 공감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건 제가 종사하고 있는 ‘영화 평론’ 종목 역시 비인기 종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평론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몰라줄 때가 제일 속상해요.”가 다름 아닌 제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평론: 100>이든, <영화: 100>이든, <쇼미더머니>든 참가하고 싶은 마음. 어디든지 얼굴을 비춰 이런 종목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 여기도 사람이 살고 있어요!하고 외치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그렇다고 물론 후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선택한 것이니 이걸로 어떻게든 끝을 보겠다는 마음만큼은 여전합니다. 그러니까 ‘비인기 종목’에 관한 열정은 여전하니, 이 단어가 갖고 있는 슬픈 느낌만이라도 바꿔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ence, ‘비인기 종목의 안설움’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글의 제목으로 적은 ‘비인기 종목의 안설움’은, 미흡하고 비문이지만 그러한 노력을 반영해 본 표현입니다. ‘비인기 종목’과 ‘설움’이 하나의 세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뉴스에 비인기 종목 얘기만 나오면, 헤드라인에 단골로 등장하는 표현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설움의 반대말을 찾아 대체해 보려 했지만,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기쁨? 즐거움? 벅차오름? 그 어떤 단어도 서러움을 정확히 ‘반사’하는 표현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미완성의 상태로 두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