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며 더 화가 났던 순간이 있습니다. PG&E가 화학물질이 주민들을 병들게 할 것이라는 알면서도, 이를 감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입니다. 이는 심지어 보고서 형태로 기업 내부에 보고 되기까지 했습니다. 내부 조사를 거쳐 분명 6가 크롬의 위험성을 경고받았지만, 이 조사는 윗사람들의 결정에 의해 전부 없던 것으로 되어버린 것입니다.
심지어 PG&E는 약았습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유해한 물질인 것을 파악한 PG&E는, 그것을 방류한 힝클리 지역의 주민들에게 일종의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방류 기간 동안 주민들은 크고 작은 병이 생겨 병원을 찾을 때, 오히려 PG&E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까지 했습니다. 또 어떤 경우엔 그들의 집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기도 했다는데요. ‘비용 절감’을 위해 그런 짓을 했으면서, 그에 따르는 다른 문제들은 또 돈으로 해결하고 있었다는 것이 참 ‘그들’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는 그런 그들을 상대로 법 전문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인물인 에린이 주민들을 대표해 보상금 소송을 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가 조금 더 드라마틱하고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이 에린이라는 인물의 개성 덕분입니다. 에린은 이 일을 맡기 전까진 말 그대로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혼 상태에다 홀로 세 아이를 키워야 하는 상황인데, 딱히 경력도 없어 번듯한 일자리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에린이 법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된 에피소드가 재밌는데요. 어느 날 에린은 자신의 사건 때문에 소송을 진행하게 되는데, 거기서 패소하게 됩니다. 패소한 뒤 분에 못 이겨 변호사와 욕을 교환하며 싸우는데요. 그때 이런 말을 합니다. 네 무능력 때문에 진 것이니 네가 날 책임져라. 나한테 일자리를 줘라.. 그렇게 변호사 사무소의 사무원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에린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잘 보여줌과 동시에 평범한 에린이 어떻게 사건에 다가갈 수 있었는가를 설명하는 좋은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