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특별상들의 시상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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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에 앞서 원데이원무비의 이상한 시상식 순서에 대해 할 말이 있습니다. 보통 특별상 수상작은 영예의 대상이나 1등상 등보다 먼저 발표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원데이원무비에서 그 순서를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엔 베스트 영화를, 이번 주엔 특별상을. 사실 제가 이 순서를 바꾼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 특별상들에게 ‘더 큰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아쉽게도 베스트 리스트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이 영화들 또한 올해 저에게 베스트 영화만큼의 잊지 못할 영화적 경험을 선사해준 것은 맞기 때문입니다. 원데이원무비에서만큼은, 그런 영화들에게 최고상에 버금가는 스포트라이트를 주고 싶습니다.
솔직히 특별상은 시상식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목적으로 억지로 만들어진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들러리 세우지 말라고도 말하지만, 저는 특별상이 좋습니다. 특별상이 있어야 조금 더 많은 존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단 몇 초 간만이라도 수상자를 일으켜 세운 다음, 박수 쳐주고 잘했다고 격려해 주는 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순간이 미래의 대상 수상자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주 제가 저에게 수여한 신인상 역시 그런 의미에서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제가 저 자신에게, 그런 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마치 아직 무명인 칸예 웨스트가 슈퍼스타인 것처럼, 주인공인 것처럼,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들게 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정말 한 해가 끝이 났습니다. 머릿속으로 각자의 1년을 두고 시상식을 여는 시기입니다. 올해 자신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못했는지, 그중 제일 잘한 것은 무엇이고,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하는 것이 마치 시상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아쉬운 점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렇구요. 하지만 아쉬운 것에 집중하기보단, 마치 특별상을 주듯 작고 소중한 순간들을 다양하게 기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 ONE DAY ONE MOVIE by 김철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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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데이원무비는 [1월 한 달 휴식 기간]을 가진 뒤,
[2월 4일 토요일]부터 다시 발송될 예정입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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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스릴러상, 올해의 달리기상
<풀타임>과 쥘리
원데이 원무비 25호로 다루었던 작품입니다. <풀타임>은 싱글 워킹맘인 주인공 쥘리의 ‘풀타임’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웬만한 스릴러 영화에 버금갈 정도의 숨막히는 연출이 기억에 남는데요.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쥘리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고통스러운 영화입니다. 특히 직장에서 짤리지 않기 위해 차에서 내려 달리기를 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은행털이범처럼 전속력으로 달리는 이 장면에 이 영화의 정수가 담겨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쥘리에게 올해의 달리기 상과 특별 휴가(유급)를 부상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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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커플상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에블린과 웨이먼드
환상의 커플과 환장의 커플 사이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한 순간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아름다웠던 점은, 각자가 상대방이 이겨야 할 타이밍을 완벽히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해 진짜 안 가긴 하는데, 이번엔 져줄게." 특히 늘 우유부단하고 답답해 보였던 웨이먼드가 에블린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굽신거리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블린이 웨이먼드를 안아줍니다.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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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음식상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닭고기 수프
양영희 감독의 이 다큐멘터리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제주 43사건 때 제주에서 일본으로 도망을 온 강정희 할머니와 그의 딸 양영희, 그리고 그 일본인 남편 아라이 카오루입니다. 정희 할머니는 원래 딸 영희가 일본인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했었지만,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할머니는 이제 카오루를 사람 그 자체로 좋아합니다. 얼마나 좋으신지, 사위가 집에 올 때마다 닭 백숙을 대접합니다. 그걸 대충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닭 속에 마늘도 엄청 많이 넣구요. 그걸 무려 다섯 시간을 넘게 삶습니다. 우러나온 국물이 정말 맛있어 보이고, 영화를 보는 내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갑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오리탕이 생각이 나네요. 두 할머니 모두에게 이 상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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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엔딩상
<썸머 필름을 타고!>
이미 만들어진 영화의 결말을 바꿀 수 있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썸머 필름을 타고!>의 주인공인 천재 감독 맨발은 이 영화의 결말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영화의 감독입니다. 중간에 끊어서 죄송해요. 보다 보니, 이건 제가 원했던 결말이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맞아요! 저 이상한 사람이에요! 애들아 미안해! 한 번 더 찍게 해줘!" 이미 정해진 영화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아니 바꾸고 싶다고 말하는 이 이상한 감독의 말이 제 마음을 울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쩌면 정해진 것 같기도 한 제 현실의 결말 또한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흘러가는 당신의 이야기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일단 한 번 과감히 끊어봅시다. 그러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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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사랑꾼상
<아나이스 인 러브>의 아나이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율리에
공동 수상입니다. 아나이스와 율리에는 각자의 세계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을 위해 온힘을 다하여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준 인물들입니다. 물론 둘이 그 과정에서 저지른 행동들이 제3자의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핑계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것도 맞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며 둘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현실에선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과 달리, 둘은 사랑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갑니다. 두 영화를 보며, 인생에서 한 번 쯤은 아나이스와 율리에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지 못하는 현실의 우리들을 위해, 아나이스와 율리에가 더 열심히 사랑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이 상을 수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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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 최고의 영화관 관람 경험상
<레벤느망>
원데이원무비 2호로 적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싱얼롱(sing along)'은 알지만, '사일런트 얼롱(silent along)'은 처음이었습니다. 불법 수술을 받고 있던 주인공 안을 위해, 극장에 있던 모두가 아무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어둠 속 각자의 자리에서 그러고 있었다는 것이 영화관 공기를 통해 느껴졌었습니다. 왜냐면 너무 아팠기 때문입니다. 안의 아픔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스크린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뚫고 고통이라는 감각을 전달한 감독 오드리 디완과 배우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에게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하고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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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임팩트상
<더 배트맨>
<더 배트맨>은 배트맨을 다룬 영화 중 넘사벽의 최고작이라고 평가 받는 <다크나이트>의 아성에 거의 근접할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특히 어떤 장면에서만큼은 <다크나이트>를 생각나지 않게 할 정도의 임팩트를 선사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으로 첨부한 바로 이 장면에서입니다. 조커와 맞먹는 정도의 악당인 펭귄을 상대로 지독하고 처절한 카체이싱 액션이 펼쳐집니다. 승자는 배트맨입니다. 승자는 배트맨이지만, 저는 이제 누가 더 나쁜 사람인지, 누가 악당인지 헷갈리고 있습니다. 이때 전복된 차량에 갇혀 있던 펭귄을 향해 배트맨이 뚜벅뚜벅 걸어옵니다. 이때 펭귄은 영화에서 처음으로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그런 펭귄을 배트맨이 허리를 숙여 쳐다봅니다. 이때 비가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 때문에 펭귄이 참지 못한 오줌이 가려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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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우정상
<성적표의 김민영>의 정희와 민영
<성적표의 김민영>은 유정희가 매긴 김민영의 성적표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정희는 민영에게 그리 좋지는 않은 성적을 부여하지만, 그렇다고 정희가 민영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성적표를 통해 민영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과정 자체에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습니다. 더불어 민영은 정희에게 자신의 성적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 너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건, 나에게 처리해야 할 다른 일들이 쌓여 있었던 것 때문이야. 하지만 난 너를 좋아해. 그러니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있겠니? ...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정희와 민영의 우정은 더 돈독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의 우정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사진에 함께 있던 수산나와의 관계 또한 회복되어, 셋의 삼행시 클럽 모임이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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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구원상
<모어>의 제냐 & 모지민의 아버지
이 영화는 '발레리노'의 신체를 갖고 있지만 '발레리나'가 꿈인 모지민의 일상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지금의 그는 어엿한 스타 드랙퀸이지만, 사실 그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람이 아닌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인생을 살아왔었습니다. 영화에는 그런 그를 사랑하는 제냐와 모지민의 아버지가 나옵니다. 그들이 없었으면 이 영화는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니 지금의 모지민은 말 그대로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세상 모두가 비난해도 끝까지 모지민을 지켜주고 사랑해준 제냐와 모지민의 아버지에게 이 상을 수여합니다. 수상 결과가 마지막까지 가장 치열했던 부문으로, 그 경쟁자에는 <본즈 앤 올>의 에런과 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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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돈 안 되고 의미 있는 상
<오마주>
<오마주>의 주인공인 영화감독 지완에게, 의미는 이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것만 쫓으며 살기엔, 현실의 문제가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돈 되고 의미 없는 일 없냐?”는 지완의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대사입니다. 그런 지완에게 돈이 될 것 같은 일이 찾아오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지완에게 의미가 찾아옵니다. 아니 어쩌면 지완은 어떤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여성 감독으로 산다는 것의 고단함과 영화라는 예술의 숭고함을 환상적으로 담아낸 영화 <오마주>는, 마치 지완의 현실처럼 흥행엔 성공하지 못한, 말하자면 '돈은 안 되는' 영화였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올해 나온 그 어떤 영화보다 의미 있는 영화였습니다. <오마주>는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이기도 합니다. 신수원 감독의 다음 작품은, 신수원 감독에게 조금 더 많은 의미와 돈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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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암기왕상
<페르시아어 수업>의 질 |
2022년 올해의 애니메이션 상
<DC 리그 오브 슈퍼-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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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파리 영화상
<파리, 13구> |
2022년 올해의 휴양지 영화상
<로스트 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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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자연인상
<피그>의 니콜라스 케이지 |
2022년 올해의 베이비시터상
<컴온 컴온>의 호아킨 피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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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막장 집안상
<하우스 오브 구찌>의 구찌 가문 |
2022년 올해의 협동상
<원 세컨드>의 필름 세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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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의 싱크로율상
<킹메이커>의 김운범(김대중 대통령) |
2022년 올해의 멋
<킹 리차드>의 세레나 윌리엄스
"Well, I like other people play like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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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데이 원무비가 재밌으셨다면
평생 무료로 원데이 원무비를 운영하고 있는
연재자 김철홍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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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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